유류분에 관하여


본 칼럼은 2021. 8. 7.자 토론토 중앙일보(종합 4면)에 기고된 이승엽 변호사의 법률칼럼으로서 중앙일보 홈페이지(www.cktimes.net)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유명 어린이/청소년 전문 출판사 Scholastic의 회장이 사망하면서 12억 달러 상당(약 1조 4천억 원)의 유산을 30세 연하의 연인에게 모두 넘긴다는 유언을 남긴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고인에게는 전처 외에도 두 아들 등이 있었는데, 이들에게는 유산을 전혀 남기지 않아 현재 이들이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되었습니다.


한국 민법은 이와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유류분’이라는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이전 칼럼에서 잠시 언급드린 바와 같이, ‘유류분’이란, 유언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상속인에게 법정상속분 중 일정비율을 확보해주는 제도입니다. 한국에 계시는 분들 중에는 간혹 특정 자녀(주로 아들), 연인, 종교단체 등에 유산을 전부 또는 대부분 남기는 경우가 있고, 자녀 중 일부가 외국에 나가 사는 경우에는 한국에 있는 자녀에게 유산의 대부분을 남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자기 소유 재산은 자신이 마음대로 처분할 자유가 있는 것이 원칙이나, 한국 민법은 유언에서 제외된 유족의 생활기반을 보호하기 위해 이를 제한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한국에서 Scholastic 회장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였다면 고인의 유족(위 사례의 경우 두 아들)은 민법이 규정한 일정 비율의 유류분권을 주장하면서 유산을 물려받은 자(고인의 연인)에게 유류분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어렵지 않게 제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류분에 기대지 않더라도 고인에게 유언 당시 유언능력이 없었다거나 부당한 영향력 하에 있었다거나 유언이 기타 법정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라고 주장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를 입증하기란 실무상 쉽지 않습니다. 유류분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하면 유언의 효력이 없음을 입증할 필요 없이 민법에 규정된 계산방식에 따라 산정된 금액을 구할 수 있어 유언의 효력을 다투는 것보다 훨씬 용이합니다.


다만 유류분을 주장할 수 있는 자는 유언자의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 형제자매로 한정되고, 나아가 민법에 따라 실제로 상속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유언자에게 자녀와 형제자매가 남은 경우 자녀의 상속권이 형제자매에 우선하므로 형제자매에게는 유류분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은 한국법 또는 캐나다법에 관한 일반사항을 서술한 것에 불과할 뿐 법률자문이 아니므로 참고용으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중앙일보와 저자는 이와 관련하여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