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합의에 관하여

본 칼럼은 2021. 10. 23.자 토론토 중앙일보(종합 4면)에 기고된 이승엽 변호사의 법률칼럼으로서 중앙일보 홈페이지(www.cktimes.net)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승엽 한국/캐나다 변호사입니다.

이혼절차의 종류는 다양하나, 그 중에서 가장 신속하고 저렴하게 이혼을 하는 방법은 이혼합의(Separation Agreement)를 통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 상담을 진행하다보면 이혼합의절차에 관해 잘못 알고 계시는 경우가 많으므로 오늘은 이 중 대표적인 오해 두 가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는 재무상황 공개 등 사전절차를 거치지 않고 합의서에 공증만 받아도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온주 가족법에 따르면, 이혼합의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당사자간 재무상황을 서로에게 모두 공개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Full Financial Disclosure). 이는일반적으로 세금신고서, NOA, 수입명세서, 재무상황진술서 등을 교환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절차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채 작성된 이혼합의서는 그 효력이 부인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최근 이혼당사자 중 일방이 이혼합의 당시 재무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음 등을 이유로 거의 20년 전에 체결한 합의의 효력을 소급하여 부인하기도 하였습니다.


둘째는 변호사를 한명만 선임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이혼합의서 작성을 위해 변호사를 반드시 선임할 필요는 없지만, 당사자 모두를 위해 변호사 한 명만 선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혼합의 시 양당사자는 서로 법적으로 이해가 충돌하는 관계에 있으므로 변호사 한 명이 양당사자를 모두 대리하는 것은 이해충돌방지의무 등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허용되지 않고, 이렇게 작성된 합의서도 그 효력이 부인될 수 있습니다(온주의 대표적인 변호사책임보험사인 LawPRO는 이를 ‘어떠한 경우에라도 피해야 할 이해충돌상황’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방 배우자를 위해서도 독립적인 법률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변호사를 별도로 선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법률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의도와 달리 나중에 이혼합의 내용에 불만을 갖게 된 상대방이 ‘서명 당시 합의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합의 무효를 주장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처음에 아끼려던 비용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지출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혼합의서는 당사자와 그 가족을 평생 따라다닐 수 있는 중요한 계약인만큼 각별한 주의를 요하며 이를 위한 모든 절차를 적법하게 준수할 필요가 있다는 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상기 내용은 한국법 또는 캐나다법에 관한 일반사항을 서술한 것에 불과할 뿐 법률자문이 아니므로 참고용으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중앙일보와 저자는 이와 관련하여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