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가 잠적한 경우

본 칼럼은 2021. 4. 24.자 토론토 중앙일보(종합 4면)에 기고된 이승엽 변호사의 한국법 칼럼으로서 중앙일보 홈페이지(www.cktimes.net)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승엽 한국/캐나다 변호사입니다. 지난 칼럼에서는 캐나다 교민도 전자소송 사이트를 통해 한국 거주 채무자를 상대로 한국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설명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소를 제기하려고 보니 상대방의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를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양육비를 송금해야 할 전남편이 송금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채 연락을 끊고 이사를 간 경우나 돈을 빌려간 지인이 변제기일이 다가오자 갑자기 잠적한 경우 등이 흔한 예입니다. 이는 특히 한국에 있는 채무자의 주소 등을 알아낼 방도가 마땅치 않은 해외 거주 교민들께 더욱 크게 다가오는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한국법원을 통해서 상대방의 주소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방안들이 존재하는데, 이하에서는 상대방의 주소나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하기 위해 실무상 주로 활용되는 세 가지 방안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첫째는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사실조회신청’을 하는 방법입니다. 상대방의 현재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는 모르더라도 휴대폰 번호를 알고 있는 경우는 많기 때문에 자주 활용되는 방법입니다. 여기서 전화번호는 반드시 상대방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번호일 필요는 없고 과거에 사용했던 번호도 됩니다. 상대방이 이용하는 통신사가 어딘지 모르면 한국 내 모든 통신사를 상대로 조회신청을 하면 됩니다. 다만 이 방법은 상대방이 타인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경우에는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둘째는 은행 등 금융기관을 상대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신청’을 하는 방법으로서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모르는 경우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방법은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계좌로 돈을 이체한 내역이 있는 경우 등에 주로 활용됩니다.


셋째는 세무서를 상대로 ‘과세정보 제출명령신청’을 하는 방법으로서 피고가 개인사업자고 해당 사업의 사업자번호를 알고 있는 경우에 주로 활용됩니다. 요즘은 상호명만으로 사업자번호를 조회할 수 있는 사이트들도 있으니 이를 참고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상대방이 소유한 부동산을 알고 있는 경우 등기소에 사실조회신청을 하는 방안, 상대방의 자동차번호를 알고 있는 경우 도로관리교통사업소에 사실조회신청을 하는 방안 등이 있습니다.


위와 같이 법원을 통해 상대방의 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방안들이 존재하므로 상대방의 주소 등을 모르신다고 하여 적법한 권리행사를 포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다음 편에서는 한국에 있는 채무자가 채무이행을 피하기 위해 재산을 빼돌리려고 하거나 이미 빼돌린 경우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의사항: 상기 내용은 한국법에 관한 일반사항을 서술한 것에 불과할 뿐 법률자문이 아니므로 단순 참고용으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중앙일보와 저자는 이와 관련하여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습니다.